아직 장마철은 아닌데 요 며칠 동안 비도 오고 그 덕분인지 아침저녁으로는 꽤 쌀쌀하다
더운 것보다는 훨씬 좋지만 옷을 뭘 입어야 할지 망설여지는 요즘 날씨다
토요일은 어제는 내가 근무라서 이번 주말은 멀리
나가지는 못 했다

며칠 만에 보는 푸른 하늘인지라 그냥 집에 있기는 억울하다며 우리 집 자기야가 드라이브를 가자고 …
동경의 서쪽 변두리 구석에 살고 있는데 우리 집에서 1 시간정도 거리에 댐도 있고 호수도 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동경이지만 외곽이라 자연 또한 풍부해서 살기는 참 좋은 곳이다
신주쿠 시부야는 전철로 40분 정도 걸리고
차로 1시간 거리 안에 댐이며 호수며 강이 있으니 복잡하고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는 나에게는 딱인 곳이다
이야기가 잠시 삼천포로 빠졌다 ㅎㅎ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우리 집 자기야가 호수로 드라이브를 가자고 해서 어차피 집에 있어봐서 먹고 자고 뒹굴기를 반복할 것 같아서 따라나섰다

막상 준비하고 나오려면 귀찮다 싶지만 나와 보면 정말 나오길 잘했다 싶어진다
파릇 파릇한 신록이 아름다운 계절에 방구석이 웬 말이냐고..

청둥 오리 한 마리가 혼자 놀고 있다
사람이 무섭지도 않은지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갈 생각 이아예 없어 보였다


저길 올라가자고??
올라가면 공원이 있다고 한다
이왕 온 거 올라가 보지 뭐 …

헉헉 거리며 산길을 따라 올라가니 드디어 공원 도착
널찍한 잔디밭에 테이블과 의자 몇 개

작은 정자 하나
공원이라더니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인지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
하하하
하긴 호수 주변에도 널린 게 산책로고 공원인데
누가 힘들게 산길을 올라 아무것도 없는 공원에 오겠냐고
할 일 없는 우리나 오지 ㅋㅋㅋㅋ
하지만 사람이 없어서 오히려 좋았다
정자 너머로 멀찍이 호수도 보였다
어느새 점심시간이 지나 있었다
요즘 일본은 2시 이후 브레이크 타임을 가지는 카페나 레스토랑이 많아졌다
10곳 중 7 군데는 브레이크 타임이 있을 정도로 일본에서는 일반적이다
( 시내 중심가 말고 외곽은 대부분 빠르면 2 시 늦어도 2시 30분쯤이면 브레이크 타임이다)
그래서 서두리지 않으면 카페나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는 포기를 하고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대충 때워야 한다

그래서 서둘러 찾아 간 산장 같은 카페..

도로에서 벗어나 깊숙한 곳에 있어서 알고 찾아오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것 같은 곳에 있었는데 구글 평점을 보니 경치가 좋고 분위기가 좋다는 평점이 높았다

나는 치킨 카레를 시켰고 파스타를 좋아하는 우리 집 자기야는 미트 파스타를 시켰다
라고 하지만 사실은 메뉴가 딱 3개 밖에 없었다
미트 파스타랑 치킨 카레 와 돈카츠카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치킨 카레 맛을 평가하자면 나쁘지도 좋지도 않았다
튀겨서 안 맛있는 게 없다고 일단 치킨을 튀겼으니까…
우리 집 자기야가 미트 파스타를 별 맛없이 먹었었다
커피 마실까라고 했더니 커피 좋아하는 우리 집 자기야가 커피는 다른 곳에 가서 마시자고 …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우리 집 자기야가 뒤늦게 미트 파스타 맛 평가를 했는데
”맛이 별로야 솔직히 냉동 파스타를 데워서 내놨나 의심할 정도야 “
아.. 그래서 그곳에서 커피를 마시지 않았구나
커피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이 이상하다 싶었는데 그제야 이유를 알았다
위치나 분위기가 젊은 주인장부부도 인상은 좋긴 한데 가장 중요한 음식맛이 그러니 다시 올 일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미식가가 아닌 우리 집 자기야에게서 이런 혹평 나오기가 쉽지 않은데 …

그래서 다른 카페로 가서 커피를 마셨다
역시나 구글 평가가 좋아서 찾아 간
작은 카페인데 남자 주인장 혼자 주문받고 커피 만들고
서빙하고 …
그래서 주문 후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지만 테라스에서 저 멀리 살짝 보이는 호수를 보며 기다리는 게 나쁘지 않았다

이렇게 주말이 빠르게 지나가 버렸다
노는 날은 왜 이리 시간이 빠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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