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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

하루 두건의 황당한 실수

by 동경 미짱 2019.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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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우선 세탁기부터 돌려놓고 

자기야랑 히로 도시락 만들고 

자기야 회사에 가서 아침으로 먹을 샌드위치 만들고 

히로 아침 밥 챙겨주고 ..

아침부터 엄청 분주하고 바빴다 


오늘 나는 회사 쉬는 날이다 

 아무리 내가  회사 쉬는 날이라도 평일이면 

자기야랑 히로는 회사랑 학교를 가야하니 

내가 쉰다고 마냥 이불속에서 뒹굴수만은 없는 현실이다 

오늘 아침은 다른날보다 더 춥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


자기야 점심 도시락이랑 아침 샌드위치 그리고 물통 까지 챙겨 들고

자기야가 집을 나선후 20분후 내가 챙겨준 

도시락이랑 물통 들고 히로가 집을 나서고 

폭풍이 지나간듯한 아침..

때마침 울리는 세탁기에서  빨래 꺼내 널고 

그리고 우리집 여수 모꼬짱 껴 안고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가 달콤한 아침잠을 잤다 



회사에 도착한 자기야가 가족 라인방으로 라인을 보내왔다 

아침에 만들어 준 샌드위치가 맛있다는 

자기야의 라인 ...

내가 자기야에게 만들어 준 샌드위치는 

옛날에  내가 한국에 있으떄 아침 대용으로 가끔 사 먹었던 

포장마차표 샌드위치다 

한국 포장마차표 샌드위치를 자기야는 좋아한다 


나같은 마누라 없지? 고맙지? 라는 맘이 살짝 들더라는 ...

아침부터 자기야가 보내 온 칭찬 라인에  약간은 기고만장한 기분으로 

기분 좋게 한잠 자고 일어났다 



한잠 자고 일어나보니 히로에게 라인이 와 있다 

히로 도시락에 함께 넣어준 미소시루(일본 된장국)가 

보온병 뚜껑을 잘 닫지 않아서 된장국이 흘렀다고 ...


미안해서 어쩐다냐...



히로에게서 된장국 사건에 대한 라인이 오고 난 후 


오전에 샌드위치 맛있다고 칭찬 라인을 보내왔던 자기야에게서 

이번엔 사진을 보내왔다 


히로는 보온병에 따끈한 된장국을 넣어 주지만 

회사에 탕비실과 휴게실이 있는 자기야는 

회사에서 뜨거운 물을 부어 바로 만들어 먹을수 있도록 

인스턴트 된장국을 넣어 준다 

일본 인스턴트 미소시루는 된장과 된장에 들어갈 건조 채소가

따로 포장이 되어있다 

그런데 오늘 난 된장은 넣지 않고 

건조 채소만 2개를 넣었나 보다 

된장 없는 2개의 건조채소만 두개인 증거 사진을 보내왔다 



아 .... 나 오늘 왜 이런다냐 

된장 국 사건을 하루에 두 건이나 ... 

절대 일 부 러 가 아니다 

그런데 왜 하필 오늘 두건이나 그것도 그 두건이

 다 된장국 사건이냐고 ...

회사 쉬는 날 아침에 늦잠도 자지 못하고 일찍 일어나 

남편이랑 아들 도시락 만드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반항한다고 일부러 그랬다고 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미안해 하는 나에게 

자기야가 먼저 수고했어요 라고 

그리고 아빠 흉내를 내는 건지 히로도 나에게 수고했어요


일 저지른 나에게 웬 수고 했어요 냐고...


바쁜 크리스마스 시즌 끝나자 마자 바쁜 연말을 보냈고 

새해 첫날부터 시부모님 일주일간 울 집에 와 계셨고 

그러면서 회사 출근까지 했으니까 

아마 내가 넘 피곤해서 제 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한걸까

연달은 나의 실수에 딴 말 않고  수고 했어요 라고  

말 해주니 오히려 더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는 ...


저녁에 집에 온 히로에게 들은 오늘 된장국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히로 학교는 수학 시간에 각자 성적에 따라 반이 갈린다 

자기 성적에 맞는 반으로 가서 이동 수업을 한다 

 수학 시간에 히로는 다른 교실로 가서 수업을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쉬는 시간 복도에 있는데 갑자기 

1학년때 담임 이었던 호리 선생님이 저쪽에서 히로를 발견하고는 

" 어이 히로군!" 히로를 부르며 히로에게 돌진 

히로에게 장난을 치시며 

히로에게 " 너 왜  된장국 흘리고 다녀"


헐 .... 쌤이 내 도시락에서 된장국 흘린걸 어떻게 알았지?

" 엄마가 아침에 보온병 뚜껑을 잘 닫지 않아서 

어쩌고 저쩌고 ..."

"어쭈 너 엄마 핑계대는거? .."

" 근데 쌤 어떻게 알아요? 내 된장국 흘린거?"


사건의 전모는 히로가 다른 교실에 가서 수학 수업을 받는 그 시간 

수학 담당인 호리 쌤은 히로 교실에서 

또 다른 수학 수업을 진행하던 중 

제일 앞 자리인 히로 책상에 걸어둔 도시락 가방에서 

똑 똑 된장국이 떨어지고 

호리 쌤이 직접 걸레를 가져다가 바닥에 흐른 된장국을 닦으셨다고 한다 


" 엄마 호리쌤이 복도에서 나를 보더니 갑자기 가던 길 멈추고 

방향을 바꿔 나에게 돌진을 해 와서 

어이 히로군 이라고 부르는데 

난 또 내가 뭔가  문제를 일으켰나 순간 얼마나 긴장 한줄 알아 

그런데 된장국이라니 ....."


그러게 .. 너네 엄마 오늘 왜 이런다냐...

ㅠㅠㅠㅠ

오늘 두건의 된장국 사건으로 내가 나 자신에게 건네는 말 

새해부터 너 왜 이러니 ? 정신 잘  챙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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