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에 대입 입시를 앞두고 삼자 면담일이었다
어느대학 어느 학과에 원서를 낼지 상담을 위한
중요한 삼자 면담 ..
면담 가기전에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갈 생각으로
히로에게 뭐가 먹고 싶은지 물으니
망설임 없이 "고기"를 외친다
여름내내 비가 오지 않는한 주말마다 마당에서
바베큐란 이름으로 고기를 구워 먹었었는데
날이 추워지면서 한달 이상을 고기를 구워 먹지를 못했었다
물론 불고기나 돼지 고기볶음, 함박스테이크 같은 고기 반찬은
자주 만들어 주었지만 히로가 먹고 싶은것은
숯불구이 고기다
점심부터 고깃집 가자니 솔직히 영 내키지 않았지만
수험생 체력 보강 차원으로
삼자면담전 히로가 먹고 싶다는 숯불구이 고기를 먹으러 갔다
먹고 싶은거 마음대로 시켜라 했더니
소고기 돼지고기 해산물까지 골고루 골구루
도대체 몇 접시를 시키는지 ..
어느 대학에 원서를 낼지 상담하는
중요하면서도 머리 아픈 면담을 앞두고
고기를 구워 먹으며 히로랑 이야기 많이 나눴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대학 입시 이야기가 아니었다
엄마 나 대학 입시 끝나면 친구들이랑 여행을 갈껀데
돈이 많이 들것 같아
대학 들어가서 아르바이트 해서
갚을테니까 여행 경비 빌려 주면 좋겠는데 ..
너 용돈 통장에도 돈이 있으면서 뭐가 얼마나 들길래
엄마에게 빌리기 까지 할려고해?
알잖아 나 친구 많은거 ..
1학년때 친구들과도 너무 친해서 안 갈수가 없어
슌이치 외갓집이 오끼나와라서 오끼나와 가기로 했어
그리고 테니스부 애들이랑 아직 장소는 정하지 않았는데
기차 여행을 갈 꺼야
그리고 ...
뭐야 또 있어?
응. 지금 같은반 (3학년) 애들이랑은 대만 갈려고
그리고 체육제 응원단 애들이랑은 디즈니랜드 가고 ...
히로 너 정말 양심도 없다
시험은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놀 계획이 아주 줄줄이네
대만은 어저께 디나에게 라인을 했어
디나는 히로가 1살때부터 우리집에서 3년간 홈스테이를 한
나에겐 여동생 같은 히로에겐 이모같은 가족과 같다
아니 시험은 아직 치지도 않았는데 디나에게 연락까지 했다고 ?
응 디나가 일이 있을테니까 미리 연락을 해 봤더니
내가 오면 언제든지 스케쥴 비워 두겠다고
일정 정해지면 연락하라
근데 여권이 없는 애가 둘있는데 엄마 여권 신청하면 얼마나 걸려
여권 없으면 못 가겠네
시험치고 언제 여권 만들고 그래 그럴 시간이 안 될껄
여권 찾으러 가는건 본인이 직접 가야하지만
신청은 부모가 대신 할수 있으니까 가능은 하겠네 ..
히로의 이 뻔뻔함에 할 말이 없다
나물을 주문해 봤다
맛은 괜찮았는데 딱 한입이면 끝!
나물의 양이 너무 적더라
여러 종류의 비빔밥이 있었지만
모짜렐라 비빔밥을 시켜 보았다
먹을만 했다 하지만 역시 오리지날 비빔밥이 최고다
엄마 그니까 여행 경비 좀 많이 들것 같아
일단 빌려주면 대학가서 아르바이트 해서 갚을께
원하는 대학 떡 하니 붙으면 엄마가 그 돈 안 줄까 봐
아니 그래도 다는 못 대줘
50%는 대 줄 용의가 있어
엄마 진짜지? 약속했다
그나저나 너 지금 여행계획 짤 시간 있어?
너도 너 지만 친구들 중에 한명이라도 떨어지면
그 여행을 갈수 있을것 같아 ?
붙어도 떨어져도 여행은 가야지 ..
우와 너 진짜 너무 낯이 뚜껍다
일본 대학 수험 ..
한국과는 많이 다르다
일단 1월 둘째주 토, 일요일 이틀에 걸쳐서 한국 수능 시험에 해당하는
센타 시험이 치뤄 지고
그 다음말부터 2월 초순까지 각 대학별 시험이 매일 같이
치루어 진다
길게는 한달 내내 시험을 치루는 경우도 있다
이제부터 시작인데 그런데
울 아들 히로 녀석
걱정 하지 않아도 될 장도로 성적이 좋은편도 아닌데 너무 여유롭다
물론 대학이야 넘치고 넘치니까
어디라도 가기야 하겠지만 이왕이면 조금이라도 더 좋은데
가길 바라는 부모 마음인지라
히로의 여유가 좋아 보이기도 하는 한편
그 여유가 걱정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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