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생활의 시작은 방 2개짜리 작은 아파트에서 였다
일본 생활 3년만에 작은 아주 아주 작은 마당이 딸린
단독 주택을 지어서 이사를 온지 17년..
작은 마당이지만 나무도 심고 꽃도 심고
일본마트에서 사기 힘든 깻잎도 심어 키우고
마당에서 바베큐도 하고 차도 마시고
나름 단독 주택 생활을 즐기고 있다
몇년전인지 잘 기억도 나지 않는데
30센치도 안되는 작은 올리브 나무를 사다가
마당 한구석에다가 심었었다
올리브 나무라 ....
그냥 올리브 나무가 주는 이국적인 느낌
그런 느낌만으로 올리브 나무를 심었었다
올리브 나무가 있는 마당..
뭔가 멋있을것 같아서
올리브 나무가 심어져 있는 햇살 잘 드는 따사로운 마당 ..
뭔 그런게 어린마음의 로망이었던것 같다
30센치도 안되던 작은 올리브 나무가
지금은 내 키 보다다 훨씬 더 커졌다
바로 옆에 심어져 있는 커다란 석류 나무에
쫄지 않고 씩씩하게 튼튼하게 잘 자라 줘서 너무 기특한데
올해 하얀 눈꽃같은 정말 작은 꽃들이 수없이 많이 피었었다
그리고 지금
열매가 열렸다
올리브 ....
사시사철 길쭉한 푸르른 잎이라 좋다
춥고 삭막해져 가는 겨울에도 푸르른 잎을 자랑하니 더 좋다
바로 옆 커다란 석류나무 잎이 다 떨어져 휑한 마당을
푸르른 올리브 나무가 꽉 채워 준다
비록 내가 상상한 올리브 나무가 심어져 멋진 정원과는 다른
그다지 멋지지도 않은 작은 마당이지만
올리브 나무를 볼때마다 왠지 모르겠지만
조금은 현실이 아닌 꿈을 꾸게 되는건 왜 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내 마음을 꽉 채워 주는 올리브 나무가
올해는 열매까지 ...
열매가 열리기까지 몇번이나 해가 바뀌었는지 모르겠다
열매라는 결실을 맺기까지 참으로 오랜 시간을 기다린것 같다
심기만 하면 바로 다음해부터 결실을 볼줄 알았는데
우리집 석류나무는 열매를 맺기까지 7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고
우리집 유자도 근 10년을 기다렸던것 같다
그리고 올리브도 ..
내가 따로 거름이나 비료를 하지 않고 그냥 두니까
열매 맺는게 더 시간이 걸린건지 모르겠지만
열매를 맺기까지 이렇게 많은 시간이 걸란다는걸 예전에 몰랐었다
여기저기 꽤 많이 달렸다
그런데 막상 올리브 열매가 열리고 나니
올리브 열매로 뭘 해야 하는거지??
고민이다
그냥 올리브 나무가 주는 그 느낌적 분위기로 심었는데
열매까지 열리니 올리브 열매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
주말에 대학 입시를 대비한 삼자 면담을 했다
너무나 복잡한 대학 입시 요강
내 머리속이 마구 엉켜버린것 같다 ....
마당에 나가 올리브 열매를 보며 엉킨 머리속을 풀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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