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본에 오기전 지금부터 20년도 더 전에
내 나이 20대때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었다
비서일을 하고 있었던 나는 매주 회사에 외출증을 끊고
꽃시장에가서 꽃을 사다가 꽃꽂이를 해서
회장실과 부회장실에 꽃을 장식했었다
비서실 근무를 시작하고 비서실장님이 나에게 꽃꽂이를 하라고 했을때
처음엔 꽃에 대해 별 관심도 었었고 지식도 없었고 해서
거절을 했지만 비서실의 다른 비서는 나 보다 더 관심이 없고
또 꽃꽂이는 내 전임 비서의 업무였으니까
당연히 내가 해야한다는 분위기였다
근무시간중에 꽃꽂이 교실에 가는 시간을 빼 주고
근무시간중에 꽃을 사러 가고
게다가 회사경비로 꽃꽂이까지 공짜로 배울수 있다는데
또 내 전임자의 일이었다니까 뭐 배워서 손해 날일은 없으니까
그렇게 시작했던 꽃과의 만남 ...
그랬던 꽃다운 20대 처자가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은 꽃을 너무 좋아하는 중년 아줌마가 되어있다
꽃에 관심도 없었던 내가 꽃을 좋아하게 된게 아마 그때부터였던것 같다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아마도 강남의 고속버스 터미널이었던가
그 쪽에 커다란 꽃시장이 있었던 것 같은데 내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다
일주일에 한번씩 꽃시장엘 가면
꽃들의 향기로운 향기가 참으로 좋았었다
회장실과 부회장실에 장식할 꽃을 사면서
가끔 노오란 후리지아 한두송이를 샀었다
비서실 책상에 후리지아 한두송이를 꽂아 두면
후리지아의 향이 참으로 진하고 좋았었다
그 시절 모두가 어려웠던 IMF도 겪었었다
그 어려웠던 IMF때도 꽃꽂이를 한 주도 거른적이 없었다
특히나 부회장님은 내가 꽃꽂이 한 꽂을 들고
부회장실에 들어가면
가끔씩 '꽃이 참 이쁘다" 며 한참을 바라보시곤 하셨다
가끔 그때 그 시절이 그립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흘러 일본에 와서
작은 마당이 딸린 주택에 이사를 하면서
이것 저것 꽃을 심기 시작했다
뭐가 그리 바쁜지
내가 후리지아를 좋아했었다는 기억도 잊은채 살다가
어느날 꽃집에서 후리지아를 발견
"아! 내가 후리지아를 좋아했었지 "
그때 그 시절이 떠 올라 후리지아를 몇송이 사다 심었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후리지아가 피었다
처음 꽃집에서 후리지아를 발견하고 샀을땐
꾳이 피기 전이라 당연히 노오란 후리지아 일거라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피고보니 노오란 색이 아니느 붉은계열의 후리지아 였다는 ..
내가 생각했던 노오란 색이 아니라 약간 실망이었지만
내가 좋아했던 행기로운 후리지아의 향기는 똑 같다
그 후 매년 우리집 마당에 후리지아 꽃이 핀다
카라가 4월초에 피는 꽃이었던가?
우리집 마당에 몇그루 있는 카라중에 성질 급한놈 한 놈이
꽃을 피웠다
후리지아랑 카라를 싹둑 잘라 집안으로 들였다
마당에 두면 언제 피었는지도 모른채
미처 그 꽃을 감상하기도 전에 언제 져 버렸는지 모를때가 있다
이렇게 이쁜꽃들인데 많이 많이 봐 줘야 할것 같아서
하루에 몇번씩 들락거리는 화장실에 두고
하루에 몇번씩이라도 볼수 있게 ..
후리지아를 보면서 나의 아름다웠던 20대
그 시절의 추억에 잠시 빠져본다
우리집의 붉은 후리지아도 이쁘고 향기도 좋지만
역시 내 추억의 후리지아는 노란 후리지아다
꽃집에 가서 노란 후리지아 두어포기 사다가 심어야겠다
노란 후리지아가 필 계절이면 그때 그 시절
나의 화려했던 20대 그 때 그 추억을 기억하기 위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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