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블로그에 우리집 마당의 꽃들을 소개할때
장미는 항상 우리집엔 4그루의 장미가 있다고 소개를 했었던것 같다
(빨간 장미 , 분홍장미, 오렌지 장미, 그리고 모꼬우 바라 )
그런데 아니다
우리집에 또 한그루
내가 절대로 잊으면 안되는데 잊고 있었던 장미가
또 한그루가 있다
내가 왜 이 아이를 잊고 있었는지 ...
장미가 꽃망울을 맺고서야 이 아이의 존재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집 마당에 자리잡은지 8,9년쯤 되었나보다
8,9년을 함께하고도 잊고 있었다니 ....
이 아이가 처음으로 우리집에 왔을땐
작은 화분에 심겨진 미니 장미였다
미니 장미니까 키도 15센치정도였나
아주 작고 귀여운 아이였다
얘는 히로가 초등학교때 어머니날에 나에게 선물한 아이다
엄마가 꽃을 좋아하는걸 아니까 선택한
보통 어머니날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카네이션이 일반적인데 저 때는 히로가 미니장미 화분을 선물했었다
어머니 날인데 왜 카네이션이 아니고 미니장미였냐고 물으니
꽃을 사러 가게에 가서 보니
카네이션보다 이게 더 이뻐서였다고 대답했었던 기억이 난다
하긴 어머니날이라고 꼭 카네이션이어야 하는 법은 없으니 ..
미니 장미이니 화분도 당연히 아주 작은 미니였었다
한 1,2년은 우리집에 온 그 모습 그대로 미니 화분에 심겨져 있었는데
화분이 미니다보니 아무래도 영양분이 부족했는지
잎이 떨어지고 곧 죽을듯한 약해진 미니 장미
그래서 마당에다 옮겨 심어 두었다
그후 8,9년간 두서너번 꽃을 피운것 같다
그리고 최근 2,3년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꽃을 피우지 않았았다
분명 살아는 있는데 피지 않는 꽃
게다가 미니 장미다 보니 8,9년을 자라도 겨우 30센치
정도의 작은 아이이다보니
우리집 마당의 다른 꽃들에 가려져 내가 이 아이의 존재를
잊어 버리고 있었다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아들녀석에게서 받은
하나밖에 없는 미니 장미인데 이걸 잊고 있었다니 ...
며칠전 마당에서 오렌지빛 이쁜 꽃 망울 보고서야
"아 ! 너 여기에 있었구나
반갑다 야 ! "
뭐 이런 상황이었다
한 집에 있으면서 난 마당에서
히로는 2층 자기방에서 ...
한 집안 다른 공간
히로에게 미니 장미 사진을 찍어서 라인으로 보냈다
기억하고 있을려나 ..
바로 반응이 왔다
잊고 있었던 엄마와는 달리 히로는 기억을 하고 있었다
가인즈(일본의 홈센타이름 ..)에서 샀던거 ..
그립네 (반갑네 ..)
이 색이 좋아 ...
히로가 기억을 하고 있고
어디에서 샀는지 까지 기억을 하는것을 보고
괜시리 미안하고 찔린다
왜 그 동안 꽃을 안 피웠을까?
그러다 왜 갑자기 이렇게 꽃을 피웠을까
그것도 딱 한송이만 ..
이쁜 오렌지 색 꽃 봉우리가 활짝 피니 색이 바꼈다
앞으로 10년쯤 잘 키우면 미래의 히로의 아이들과
이 꽃을 볼수 있을까
이 장미 너네 아빠가 초등학교때 할머니에게
어머니날 선물로 준 거야
이쁘지?
너네 아빠가 어렸을땐 이렇게 다정다감했었단다
미래에 우리집 작은 마당에 히로의 아이들과 함께
오렌지빛 이 장미를 보고 있을 할머니가 된 나와 손주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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