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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

비 오는날 마당 연못의 개구리

by 동경 미짱 2020.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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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마당에는 히로가 4년전 마당 한구석을 파헤쳐서 

온전히 혼자의 힘으로 만든 작은 인공연못이 있다

창포꽃을 비롯한 여러가지 수생 식물들을 심어서

이른 봄부터 여러가지 꽃들도 피어나고 

작은 연못엔 민물새우 송사리를 비롯한 생명들도 

헤엄쳐 다니고 있다 



얼마전 회사 동료가 우리집에 왔을때 

저 연못을 보고 

흐르는 물도 아니고 고인 물인데 어떻게 저렇게 물이 맑아요 

어떻게 관리를 하는거에요?


 몰라 . 연못은 히로 담당이라 난 아무것도 몰라 


질문은 받고보니 진짜 왜 묽이 맑지 라는 궁금증이 일었다 

우리집엔 집 안에  히로가 관리하는 수족관이 2개 있는데 

실내인데도 오랜 시간 청소를 하지않으면 

녹조가 끼곤 하는데 왜 마당 연못은 물이 맑을까?

그래서 히로에게 물어 보았다 


 히로 너 연못에 뭘 하길래 물이 

항상 저렇게 맑아 ?


 흙이 박테리아가 살수 있는 집의 역할을 하고 

그 박테리아가 어쩌고 저쩌고 ..


아 몰라 ...

뼈 속까지 완벽한 문과인 나에겐 히로의 설명이 너무 어렵다 


 그래서  물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 뭘 하는데?


 아무것도 안 해 


 아무것도 안 하는데 고인물이 썩지 않고 저렇게 맑다고?


 그러니까 박테리아 어쩌고 저쩌고 


결론은 히로는 고인 연못물을 맑게 하기 위해서 

아무 장치도 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




근데 어떻게 저리 물이 맑은지 ..

물 속에서 헤엄쳐 다니는 송사리와 

바닥의 흙까지 다 보이는 우리집 미니 연못의 물의  깨끗함 



며칠전  근무중인 나에게 히로에게 라인이 왔다 

 엄마 우리집 연못에 개구리가 있어 

 

전에 주말에 집에서 가까운 강가에 놀러갔을때 

히로가 강에서 올챙이 2마리를 잡아다 연못에다 넣어 두었다고 한다



그리곤 며칠이 지난뒤 


엄마 올챙이가 뒷다리가 나왔어  

이대로 개구리가 되겠지 


그랬었는데 정말 히로 말대로 개구리가 되었다




3센치 정도의 아주 작은 미니 개구리다 

근데  이 연못을 떠나면  근처에 물도 없어서 죽을텐데 괜찮을까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일주일째 저 개구리는 연못을 떠나지 않고 

우리집 연못에서 잘 살고 있다 



요즘 장마철이라 비가 많이 오는데 

연못의 비와 개구리 

이 분위기가 잘 어울린다 

이 분위기에 개골 개골 울어준다면 정말 딱일것 같은데 

아직 이 아이의 울음 소리는 들어 보지 못했다 

히로가 매일 매일 연못에 나가 어디로 가지 않았는지 

잘 살고 있는지 지켜 보고 있는데 연못을 자기 집으로 

생각하는지 현재 잘 살고 있다 


마당 연못에서 개구리가 살수 있으리란곤 생각도 못했는데

히로는 올챙이때부터 뒷다리가 나오고 꼬리가 사라지도 

그렇게 올챙이가 되어 가는 과정을

송사리 먹이를 주면서  매일 지켜 보고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탄생한 귀한 생명이니 좀 더 넓은 세상에서 

잘 살수 있도록 

 이번 주말에 

이 아이를 다시 강가로 데려다 주자고 히로랑 약속을 했다 

히로는 한편으론 잘 살고 있으니 연못에서 잘 키워 보고 싶은 마음도 

있는것 같은데  개구리를 위해서 

좀 더 넓은 세상으로 데려다 주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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