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맛 있는 배달 자장면을 먹는 방법

 

 

이번 주 주말은 정말 날이 너무나도 따뜻했다

최고 기온 15도가 엄청 무지 따뜻한 날이라고는 못하겠지만  2월의 기온에  바람 한점 없다 보니 

체감온도는 20도를 훌쩍 넘긴듯한 그런 따사로운 날씨였다 

하지만 이렇게 날이 좋으면 뭐하냐고?

현재 일본은 긴급 사태선언 기간 중이고 되도록이면 불 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라고 하니 

이번 주말도 집콕을 할수밖에 ...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집콕이라니 ㅠㅠㅠ

날이 너무 좋아서 1층, 2층  창문이란 창문은 다 열어 젖히고 환기를 시켰다 

맑은 공기가 집안으로 들어오니 집콕 때문에 우중충하던 기분도 좋아지는 것 같았다 

 

점심때는 다가오고 또 한 끼를 해결해야 하는데 뭘 해 먹어야 하나...

뭘 해 먹나 하는 것은 주부의 영원한 숙제거리다 

 

나 : 자기야 점심 뭐 먹을까?

     먹고 싶은 것 없어?

우리 집 자기야 : 자장면이 먹고 싶은데 무리겠지?

 

한동안 한국에 못 가서인지 자기야도 히로도 요즘 부쩍 한국 음식 타령이 많아졌다 

뭐 먹을래 하면 한국음식이 줄줄이 나온다 

그런데 오늘은 자장면이 먹고 싶단다 

한국이 제일 부러운 게 바로  한국의 배달 문화다 

전화 한 통 이면 24시간 언제든지  장소 불문하고 총알같이 배달되어 오는 음식들 

나는 한국을 떠나 산지 워낙 오래되어서 요즘의 한국 배달 문화를 잘 모르지만 

내가 아는 배달의 최고 음식은 자장면 짬뽕 같은 중국 음식과 

양념치킨 (내 기억엔 멕시칸이랑 페리카나가 최고였었는데 요즘은 브랜드가 워낙 많아서

뭐가 맛있는지 정말 고르는게 고민이더라는 ..)이다 

요즘은  국물 요리를 비롯해서 별의 별것을 다 배달된다고 아니 오히려 배달이 안 되는 게 없다고 말은 들었지만 

나는 그리 욕심이 많지 않다 

우리 집으로 딴 건 다 필요 없고 딱 자장면 짬뽕 그리고 양념치킨만 배달된다면 

정말 세상 부러울 게 없을 것 같다 

오늘처럼 우리 집 자기야가 자장면 먹고 싶네 할 때 떡 하니 배달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기야 그렇단 말이지.. 자장면이 먹고 싶단 말이지..

 

나 : 자기야 오늘 날씨 너무 좋으니까 밖에서 먹자 

이렇게 날이 좋은데 실내에서  스토브 틀어 놓고 있는 건 넘 아까운 것 같아 

딱 30분 후에 자장면 배달할 테니까 히로랑 마당에서 일광욕하면서  기다리고 있어  

 

자장면이라....

내가 자장면은 뚝딱하고 못  만들어도 내겐 짜파게티가 있다 

 

짜파게티를 급히 삶아냈다 

어제저녁 먹다 남은 돼지고기 볶음을 자장면 위에 토핑 

삶은 계란도 하나 올려주고 

 

 

짜파게티가 조금 있어 보이는  자장면이 되는 순간이다 

마당에다 자리 깔고 짜파게티 아닌 자장면 세 그릇 

나 : 자장면 시키신 분! 배달 왔어요 

 

나 : 손님 죄송한데 단무지가 없어요 

    대신 김치랑 무 피클 서비스로 많이 드렸어요 

 

우리집 자기야는 어느새 스피커를 챙겨 들고 나와서 음악 ON

스피커에서 흘러 나온 노래는 도깨비의 OST인 에일리의 노래 제목이 뭐더라 ..

끝끝내 노래 제목이 기억이 안나네 (나이 탓인가 ㅠㅠㅠ)

따사로운 햇살 아래  일광욕을 즐기며 

한국 음악을 들으며 

급히 배달되어 온 짜파게티 아니 자장면 3그릇 

이런 분위기에 먹는게 안 맛 있을수가 없다 

 

히로 ; 짜파게티 오래간만에 먹으니까 맛있다 

나 : 맛있어? 엄마 꺼 더 먹을래

 

히로가 너무 맛있게 잘 먹어서  내 그릇에서 절반은 히로 그릇으로 옮겨갔다

 

자기야 : 짬뽕도 먹고 싶다. 그리고 군만두 

 

우리 집 자기야는 한국에서 자장면이랑 짬뽕을 시켜 먹으면 꼭 군만두를 함께 먹는다 

보통이라면  자장이랑 짬뽕하면 탕수육이 세트겠지만 

우리 집 자기야는 탕수육보다는 군만두파이다 

일본 군만두와는 다른 한국 중국집 군만두가 그립다는 우리 집 자기야 

그니까... 나도 짬뽕이랑 군만두가 그립다 

 

가까운 시일 내 아마도 나는 신오쿠보에 다시 나가게 될지도 모르겠다 

짬뽕 먹으러...

 

그나저나 어제도 오늘도 날씨가 너무 좋다 

이대로 겨울 끝!  봄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