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본에 와서 산지 어느새 강산이 두 번이나 훌쩍 변해 버렸다
참으로 오랜 시간을 일본에서 외국인으로 살아 오면서 정말 좋았다 싶은게 바로 지금 살고 있는 이 동네에 정착을 한 것이다
아무 연고도 없는 이 곳에 어쩌다 우연히 운명처럼 정착을 했다
가끔은 마당이 넓은 집으로 더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갈까 하는 생각을 안 해 본건 아니지만 절대 이사를 가지 못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웃 사촌들 때문이다
외국인이지만 아무 편견없이 친한 이웃 사촌으로 지내고 있다
특히 4 집은 진짜 말 그대로 이웃 사촌처럼 지내고 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땐 함께 캠프도 갔었고 마당에 모여 고기도 구워먹고 신년회 망년회 만두파티 오뎅파티
별별 이유를 다 붙여 모여서 놀곤 했었다
때론 요리하다 조미료 떨어지면 조미료를 빌리러 오기도 하고 물론 나도 빌리러 가기도 할 정도로 친하게 지내고 있다
일본에서 일본인들이랑 그것도 이웃들이랑 이렇게 잘 지낼줄이야 ㅎㅎ
4 집중 제일 큰 언니는 유미상 둘째는 옆집 가즈꼬상 내가 셋째고 나 보다 한살 어린 막내 아유짱이다
일본까지 와서 이러고 사는 걸 보면
내가 복이 많은가 보다 인복 ㅎㅎㅎ
요즘엔 아이들이 다 커서 엄마들이 시간적 여유가 생기며 일들을 시작했고 ( 처음 이사 올땐 4집이 전부 전업 주부였는데 이젠 4 집이 전부 일을 다니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엄마들이 바빠져서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서 다 함께 모여서 노는건 1년에 겨우 한 두번으로 줄어든게 정말 아쉽다
퇴근하고 집에 오는데 바로 옆집인 가즈꼬 언니가 주차를 하고 막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
바로 옆집이라도 오래간만애 만났기에 인사를 나누는데
잠깐만 기다리라며 차에서 시금치를 가져다 주었다
근처에 사는 친정 아버지가 키운 건데 지금 막 뽑아 왔다며 ..

요즘 마트에서 사는 시금치는 좀 억센 편인데 ( 게다가 비쌈 ㅠㅠ) 굉장히 보드랍다
마트에서 파는 거랑 무슨 차이일까? 종자가 다른건가 ….

바로 뽑아 온 걸 어필이라도 하듯 흙이 묻어 있다
그것도 마른 흙이 아닌 촉촉하니 젖은 흙
가즈꼬 언니네 친정 아버지가 가족들이
먹기 위해서 마당 한켠에서 키운거라 무농약으로 정성스레 키운 시금치다

일본에 살면서 이웃들에게 이런걸 받는 다면
그것도 어쩌다가 아니라 종종
한국 지인들은 진짜 그러고 사냐며 신기하다고들 한다
한국에선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른다고 ….
우리 골목에는 18 집이 있는데 집집마다 무슨 성인지 다 알고 가족 구성원까지 다 알고 있다
내가 스토커도 아니고 왜 다 알고 있냐하면 다 이유가 있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내가 사는 이 곳은 시골 구석도 아니고
변두리이지만 명색이 동경인데도 이웃들과 교류를 하며 지내고 있다
그러니 이 동네를 내가 어찌 떠날수 있으랴 ㅎㅎ

가즈꼬 언니네 시금치가 너무 부드러워 팔팔 끓는 물에 10초 정도만 살짝 데쳐준후 물기 뺀 두부를 으깨 넣고 살짝 무쳤다
일본식 시금치 요리법이다
가끔은 나물이 아닌 다른 메뉴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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