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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

세상에서 제일 비싸다는 향신료 우리집에도 있었네

by 동경 미짱 2021.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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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아들 녀석인 히로가 요리에 취미를 가지고 자주 만들고 

또한 요리실력 또한 만만치 않아서 아빠인 우리 집 자기야는 히로에게 밀려 

아예 요리를 만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예전에 히로가 요리에 관심을 가지기 전에는 가끔이지만 이것 저거 만들려고도 하고

레시피 검색하며 노력이라도 하더니 이제는 히로에게 모든 걸 물려주고 가만히 앉아 받아만 먹고 있는 우리 집 자기야 

내가 볼때 요리 실력도 실력이지만 히로는 있는 재료로 응용해서 만드는 능력이 있는 반면 

우리 집 자기야는 레시피에 적혀 있는 그 재료가 없으면 멘붕...

재료 없어서 못 만드는 스타일이다 

예전에  우리집 자기야가 스페인 요리인 파에리야를 만들겠다고 각종 해산물을 비롯 재료를 준비하다가 

사프란이란 향신료가 있어야 한다며 온 마트를 뒤지고 다녔던 기억이 있다 

그런 거 없어도 된다고 해도 레시피에 사프란이 필요하다며 ㅠㅠㅠ

 

사프란은 꽃의 암술머리 추출물로 세계에서 제일 비싼 향신료로 불린다 

물론 품질의 차이는 있겠지만 품질이 좋은 건 금값에 버금갈 만큼 비싼 향신료인데 

사프란이 파에리야에 들어가는 이유 중 하나가 노란 색감을 내기 때문이다 

: 자기야 사프란 그거 구하기도 어렵고 얼마나 비싼데 재료 다 갖출려면 

     차라리 파에리야를 만드는 것보다 레스토랑 가서 먹는 게 더 싸게 치일 것 같아

자기야 :  그게 그렇게 비싸?

: 꽃 한 송이에 눈곱만큼 작은 거 하나 채취하는데 당연히 귀하지 

 

그런데 그 귀한 사프란이 우리 집에도 있다 

햇살 따스하게 드는 남쪽 마당 한켠에 이쁘게 핀 사프란 한송이 

작은 마당이 있는 집을 짓고 산지 18년째 

18년간 좁은 마당이지만 이것저것 마음 내키는 대로 사다 심다 보니

사실 언제 사다 심었는지 무엇을 사다 심었는지도 기억에도 없다 

꽃이 피면 아! 우리 집에도 이 꽃이 있구나..

아! 이걸 여기다 심었었구나..

뭐 이런 식이다 

근데 그게 또 재미있다 

마치 숨은 보물찾기 같은 느낌이랄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이런 꽃이 피고 저런 꽃이 피니 그 재미가 솔솔 해서 

나는 일 년 초보다는 다년초 내지는 구근을 더 좋아한다 

주인장의 무심함 속에서도 때가 되면 이쁜 자태를 뽐내는 이쁜이들..  

오늘 마당에 나갔다가 사프란이 핀 걸 보았다 

예전에 우리 집 자기야가 파에리야를 만들겠다며 사프란을 찾아 헤매던 그 기억이 나서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자택 근무 중인  자기야를 마당으로 불러냈다

: 자기야 이게 무슨 꽃인지 알아?

 

꽃을 좋아하는 나와 달리 꽃에 무심한 우리 집 자기야가 알 리가 없다 

자기야 :......

: 이거 자기가 아는 꽃이야

자기야 : 내가?

: 이게 바로 사프란이야. 왜 파에리야 만들 때 필요하다고 했던 향신료 기억나지?

      이 꽃 속에 노란 거 이거 발린 게 사프란이야

자기야 : 진짜? 우리 집에 그 비싼 사프란이 있다고?

           이거 따다 말리면 되겠네 

: 이 작은걸 어떻게 말려. 그냥 꽃만 구경하는 거지 

자기야 : 근데 아깝다..

 

그러게. 자기야 말 듣고 보니 아깝긴 하네 

그래도  난 꽃이 이쁘니까 꽃을 보는 걸로 만족이 된다

세상에서 제일 비싼 향신료인 사프란이 피는  작은 마당만으로 만족한다

그나저나 사프란 꽃! 

이 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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