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2개가 동시에 올라오고 있다
그것도 우리가 시부모님과의 여행을 떠나는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태풍의 영향권이다
하루만이라도 비켜나 줄 것을 간절히 바랐건만 태풍이 한개도 아니고 두 개가 동시에 덮치는 어쩔 수가 없다
내 기억에 2 개의 태풍이 동시에 올라오는 건 처음인 것 같다
적어도 내 기억으로는 ….
태풍이 와도 우리는 떠난다
시부모님과의 여행을 …

출발은 생각보다 순조로웠다
2개의 태풍이 동시에 오니까 엄청난 비바람을 이상했지만 바람은 불지 않았고 비는 오다 멈추다 강해졌다 약해졌다를 반복했다
우리는 고속이 아닌 일반 도로를 선택했다
어차피 태풍이 오면 관광은 할 수 없을 테고 호캉스가 최선일 텐데 서둘러 갈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일반 도로로 3 시간 40분 거리 출발이다

국도로 천천히 달리다가 아직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식당을 찾았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우리 시부모님은 세끼 식사 시간이 정해져 있다
아침은 7 시 점심은 12시 저녁은 6시
오랫동안 일정한 시간을 지켜 온 습관 때문에 정해진 시간이 조금이라도 지나면 못 견뎌하신다
오늘 아침 역시 시부모님은 두 분이서 7시에 식사를 하셨고 나와 우리 집 자기야는 월드컵 일본과 스웨덴 전이 시작하는 8 시에 일어나 축구를 보며 식사를 했었다
그래서인지 아직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시부모님의 루틴에 맞출수 밖에 없으니 시부모님께 점심 뭐 드시고 싶으시냐니 면이 좋겠다 하셔서 11시부터 식당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시부모님의 루틴에 맞춰서 12시쯤 구글 평점 4,5 인 유명헌 우동집을 발견했다

태풍이니까 손님이 없겠지 했는데 웬걸 주차장은 두 세대밖에 자리가 남지 않았았다
가게에 들어서 바로 보이는 게 우동면을 수타한 곳!
이 가락국수집은 직접 면을 손으로 만드는 수타 전문점이다

벽에 가득한 연예인들의 방문 기록들 …
우리 집은 TV가 없다
TV 없이 생활한 지 5 년쯤 된다
TV를 안 보는 내가 아는 연예인들이 있는 걸 보니
유명하긴 유명한 집인가 보다
우동 전문점답게 메뉴가 참 다양했다
우동 하나로 이렇게 메뉴가 다양할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 많아서 선택장애가 올 정도였다

울 시어머니가 시킨 우동 이름은
음 … 모르겠다 기억이 안 난다
일반적이지 않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우동이라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
국물 없는 따뜻한 우동 위에 여러 가지 채소와 고기가 든 된장 같은 양념을 비벼 먹는데 짜장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맛을 보았는데 꽤 맛있었다

시 아버지가 시킨 카레 우동
이게 카레인가 싶을 정도로 색이 연했는데 꽤 부드러운 맛의 우동이었다

내가 시킨 핫초 미소 우동
핫초미소(八丁味噌)**는 일본 오카자키시에서 약 400년 전부터 만들어 온 전통 된장입니다.
* 재료: 대두와 소금만 사용(쌀누룩·보리누룩을 사용하지 않음)
* 숙성 기간: 보통 2년 이상
* 색: 매우 진한 적갈색
* 맛: 깊은 감칠맛과 약간의 쌉싸름한 풍미, 단맛은 적음
* 식감: 일반 일본 된장보다 진하고 농도가 높음
岡崎 오카쟈키에 왔으니 본고장인 핫초 된장 우동의 먹어야 할 것 같아서 시켰다
岡崎오카쟈키는 愛知県 에 있는 도시로 핫초미소의 본고장이어서인지 아이치겐은 미소니코미 우동(된장 우동)이 유명하다
핫초된장의 특징이 단맛이 적고 농도가 진해서일까
내 입에는 너무 짜게 느껴졌다

우리 집 자기야가 시킨 건 家康 이에야스코 가 사랑한 우동 이라는 이름의 조금은 별난 가락국수이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1543~1616)는 일본 전국시대를 통일로 이끈 인물 중 한 명이며, 에도 막부를 세운 초대 쇼군입니다. 일본 역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받습니다.
* 1543년: 현재의 오카자키시에서 출생.
* 어린 시절에는 정치적 이유로 다른 가문에 인질로 보내지는 등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했습니다.
* 오다 노부나가와 동맹을 맺어 세력을 키웠고, 이후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섬겼습니다.
* 히데요시가 사망한 뒤 권력을 둘러싼 경쟁에서 승리했습니다.
그 시대에 73세까지 장수한 인물로 건강식에 굉장히 민감 했다고 한다
그런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좋아한 우동 메뉴라고 한다
건강 마니아가 좋아하던 우동이라서일까 맛이 굉장히 연하면서 깊은 맛이 있는 우동이었다
국물까지 다 마셔도 될 것 같은 건강한 느낌의 우동이었다
결론을 말하자면 건강 마니아이신 전직 종합 병원 관리 영양사였던 울 시어머니가 맛 집으로 인정하셨다
울 시부모님 80을 훌쩍 넘기셨지만 아침 식사 후 그리고 점심 식사 후 드립 커피를 매일 마신다
게다가 커피 마니아인 우리 집 자기야까지 합세했으니
태풍이고 뭐고 무조건 카페에는 가야 한다

카페도 그냥 카페가 아닌 직접 로스팅하고 드립커피를
내리는 커피 전문점이 아니면 안 된다
런치도 팔고 이것 저것 메뉴가 많은 그런 카페는 노!
오직 커피와 간단한 케이크만 있는 곳

그런 곳을 찾았다
주방을 바라보는 카운터석이 5개 등을 지고 창을 바라보는 카운터석이 5개 그리고 4인용 테이블 하나가 전부인 작은 카페
나이 지긋하신 남자 주인장 혼자서 주문받고 커피
내리고 카운터까지 다 보는 작은 커피숍이었다

하지만 커피 메뉴는 엄청 다양해서 뭘 시켜야 하나 한참을 고민해야만 했다

한잔 한잔 정성스레 커피를 내리는 조금은
무뚝뚝한 주인장

작은 사이즈의 케이크도 수제라고 했다

커피 마니아인 우리 집 자기야랑 달리
커피 잘못알인 나는 우유 듬뿍 카페라테
우리 집 자기야는
게이샤라는 커피를 마셨다

이 카페에서 커피콩 300g을 구매했다
비싼데 꼭 이런 데서 커피콩 사야 하나라고 물으면 우리 집 자기야는 당근이라고 답할게 뻔하니까 잔소리 없이 쿨 하게 인정하는 걸로 …
맛있는 우동 먹고 커피 마시고 케이크를 먹다 보니 체크인 시간이 다가왔다
비가 다시 거세지기 시작했다
자 태풍을 뚫고 호텔로 고!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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